멀티미디어의 감옥

이 이야기의 시작은 작년 중반으로 간다.

원래 같이 살던 친구가 TV를 가지고 가버려서 내 방에는 TV가 없었다.
처음에는 이상했으나, 익숙해지니 괜찮았다.

그래도 가끔은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오디오를 하나 장만하는 것이었다.
이리저리 인터넷을 둘러보며 평이 좋은 오디오를 하나 장만했다.
처음으로 내 소유인 오디오를 만지게 되었다.

그리곤 쓰지 않을 거라며 몇주전에 버려버린,
대학때부터 모아온 수백개의 카세트 테이프가 무척이나 아까웠다.
가지고 있는 CD 몇장과 구운 CD 몇장을 틀었다.
아주 좋았다. 그리고 좋아하는 임재범과 강산에 CD를 구입했다.
집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오디오를 트는 것이었다.
이 때만 해도 감옥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아주 행복했다.

겨울이 다가올 무렵, 집에 있는 PC의 CD-ROM이 고장나서 CD-ROM을 새로 살려다가 DVD-ROM 드라이브를 샀다.
DVD-ROM이 CD도 전부 읽어 들이니 문제가 없었다.
그 때까지 내 컴은 5개의 스피커로 동작했다.
앞에 두개, 뒤에 두개 그리고 저음을 내는 우퍼스피커 하나... ( ^^; )

DVD-ROM을 산 김에 DVD 타이틀 Blade Runner를 구입했다.
보았다... 우와~~~ 그 화질. 사운드가 대단했다.

한마디로 뿅갔다...
그 때부터 이리저리 DVD에 대해서, 홈띠어터에 대해서 이리저리 알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사고를 치기 시작했다.
1월 첫줄근날 무려 DVD 타이틀 6개를 한꺼번에 인터넷으로 주문해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제 2년 정도된 나의 사운드 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다.
스피커는 된 거 같고, 사운드 카드를 바꾸고 5.1 채널을 구성하기 위해 센터용 스피커를 하나 더 샀다.

5.1 채널이란 말은 5개의 스피커와 0.1개의 스피커를 합한 말이다.
정면에 하나, 앞 좌우에 각각 하나, 뒤 좌우에 각각 하나.
이렇게 5개의 스피커는 가청주파수 대역을 들려주는 보통의 스피커다.
그리고 저음용 우퍼스피커는 일정 주파수 이하의 낮은 음을 들려준다. 그래서 완벽한 채널이 아니라 0.1채널이라고 불린다.
그래서 보통 스피커 5개, 저음전용 스피커(우퍼 스피커) 1개를 통칭 5.1 채널이라고 한다.

이렇게 사운드를 바꾸고 나서 다시 DVD를 감상했다.
으아아~~~ 그 감동이란, 잘 만들어진 DVD의 경우는 상황에 따라서 입체음향으로 즐길 수 있었다.
진짜로 뽕뽕 가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DVD를 여러번 감상하고 있었다.

근데 이번에 또 다른 불만이 생겼다.
바로 PC 모니터로 보다보니, 화면이 너무 작은 것이었다.
그래서 19인치 모니터를 살까하다가, 별로 화면이 큰 느낌이 없어서...
PC의 영상을 받아서 출력해 주는 TV를 사기로 맘 먹었다.

그럼 어떤 TV를 살 것인가??
한참을 고민을 때렸다.
그리고 내린 결정!!!

이왕 사는거 좋은걸로~~~
29인치 완전평면 디지탈 HDTV를 사버리고 만 것이다!!!
이거 사는데 든 돈에 비하면 앞에 오디오나, 사운드나, DVD 타이틀 산 것은 껌값이었다. --;

그리고 이것을 PC에 연결해서 보았다.
사운드는 PC의 사운드카드를 통해서 5.1채널로 나오고, 화면은 PC 출력을 받아 29인치 TV로 보는 방식이다.
우헐~~~ 이렇게 좋을 수가...
이젠 뒤로 물러 앉아서 편하게 각종 동영상과 DVD를 본다...
아주 대만족이다... 돈이 많이 들어간것 빼고는... --;

그리고 집에 안테나가 없어서, 유선방송을 신청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왕 하는 김에 유선케이블로 인터넷이 되는 두루넷을 신청하고야 말았다.

이젠 집에서도 인터넷이 된다...
이렇게 좋을 수가...

이젠 주말에 방바닥 비비는것 말고도 할 일이 있을거란 생각에 기쁨의 눈물이... T_T

근데 그것도 약간 지나고 나니, 있는 둥 마는 둥이다.

내가 온갖 문명의 이기, 멀티미디어의 감옥에 갖혀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은 방에 29인치 TV, PC, 스피커 6개, 오디오 한 세트...
어제 일요일 집에서 하루종일 TV와 인터넷에 시달리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멀티미디어의 감옥...
사람의 생각과 상상을 이미 다 들려주고 보여주는 대단한 감옥...
사람을 주어진 틀에 멈추고, 상상을 저지하는 보이지 않는 감옥...

그래서 오늘 책을 주문했다.
인터넷으로 4권이나 주문했다.

감옥에 갖혀있는 동안, 사색과 독서라도 열심히 하기 위해...

Posted by 다꺼

2002/03/11 19:06 2002/03/1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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